만성콩팥병 환자의 체중관리

신장내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만성신부전환자의 식이 이야기

[청년의사 신문 청년의사]

만성콩팥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요법 및 식이요법을 시작한 환자들이 한두 달 후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급격한 체중감소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심한 경우 10kg 이상 감소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만성콩팥병 환자가 저단백 식이요법을 실시할 때 열량 섭취량이 부족하면 섭취한 단백질이 열량원으로 쓰이거나 체조직 단백질이 이화되어 열량원으로 사용된다. 

그 결과 팔, 다리 등의 근육이 소실되어 근력이 약해지고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저단백, 저염식 등 처음 접해보는 생소한 식사 때문에 입맛을 잃어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는 것도 체중감소의 한 원인이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체중감소는 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단백질이 열량원으로 사용되면서 질소성 노폐물이 증가하여 콩팥의 부담이 가중되어 결국 콩팥 기능이 악화된다. 

그러므로 열량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을 경우 저단백 식이요법을 열심히 하더라도 소용이 없게 된다.

따라서 체중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지시된 양대로 섭취하면서 열량을 단위체중당 1일 30~35Kcal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밥, 빵, 떡 등의 곡류식품과 함께 설탕, 꿀, 젤리 등 대사산물이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단순당 및 식물성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상당수의 만성콩팥병 환자는 당뇨병이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당 섭취를 통한 열량 보충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의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신대체요법을 시작한 환자의 50.6%가 당뇨병성 신증 때문에 말기신부전에 이르렀으며, 2013년 발표된 미국 워싱턴대학의 연구 결과 당뇨병 환자의 42.3%가 콩팥병을 동반하고 있었다. 

이러한 환자의 경우 열량 보충을 위해 단순당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기므로 식물성 지방을 통한 열량 보충이 권장된다.

콩기름, 포도씨유, 올리브유 등 다양한 식물성 지방 중에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적합한 기름은 중쇄지방산(medium chain triglyceride, MCT)으로 구성된 코코넛 오일이다.

 MCT는 장쇄지방산(long chain triglyceride, LCT)보다 지방산 결합구조가 짧은 작은 분자이기 때문에 LCT보다 소화흡수율이 높아 체내 축적되지 않으며 신속하게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운동선수, 지방 대사 관련 질환이 있는 환자 및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적합하다. 

최근에는 파우더 형태로 된 MCT 성분의 에너지 보충식품이 개발되어 열량 보충을 위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만성콩팥병 환자는 체중이 감소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임과 동시에, 자신의 합병증을 고려해 식이요법을 해야 할 것이다.